방금.. 내년 정월이면 칠순이 되시는
친정 아버지 한테 전화가 왔네요..
엄마랑 이혼할 것 같다고..

어려서부터 부모님 사이가 좋았던거
단 한번도 본 적 없었습니다

울아버지.. 술만 먹으면 무슨 한이 그리 많은지..
늘 울고.. 엄마나 우리나
그런 모습 싫어라 하면
입에선 욕부터 나오는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부부싸움 이랍시고 싸우다
칼을 들고 휘두르던 아버지 모습도 생각나네요..

늘 소심하고 우유부단하고..
열심히는 사는데 발전이 없는사람..

어렸을 때는 죽을 정도로 싫던 그 모습이..
내가 나이가 들어 가니.. 불쌍하게만 보이더군요..

우리 친정 엄마..
남편의 정 이라곤
눈꼽 만큼도 받아 보지 못하고..
평생을 일만 하시다

하루하루 먹고 사는데만 급급했더랍니다..
먹고 사는데 급급해서
자식들이 무슨 생각하는지..
학교에서 어찌 살고 있는지..

애정이 없어서..
사랑이 없어서 그러진 않았을텐데..
그사랑이 자식들에게 흘러가지 못했네요..

사남매나 되는 이 지식들이..
다들 애정 결핍증 이랍니다..
나조차도 혼자서 큰 것 같으니까요..

남편복 없는 여자는 자식복도 없다지요..
사남매가 다들 어떤 의무감은 있는데..
가족간의 근끈한 정이 없네요..

그렇게 사십오년을 사셨나 봅니다..
나이가 들어가면 서로 맞추어 가면서
서로 눈감아 주면서 살아 가야 하는 것 일텐데

두분은 늙어갈수록 더 심해지시네요..

엄마는 다정한 아버지를 원하셨지요..
이해심 많은 남편을 원하셨지요..

울엄마는 죽어 다시 태어나면
부잣집 예쁜딸로 태어나
좋은 남자 만나 사랑해 보는게 소원이라십니다

우리 아버지 이젠 늙어 이빨 빠진 호랑입니다..
우리엄마 나이 들어 악만 남았습니다..

아버지는 표현이 너무 서툽니다..
그렇게 표현해선 안될터인데..
엄마를 좋아하면서.. 사랑하면서도
표현이 너무 서툴고 거칩니다..

그런것을 이젠 엄마가 도저히 견딜 수 없다 합니다..

제가 대학 다닐 땐 제가 이혼을 권했습니다..
부부가 그렇게 사는게 뭐가 그리 좋겠냐고 ..
난 괜찮으니 엄마 아버지 이혼하시라고..

자식들 시집장가 다보내고
그때 헤어지겠다 하셨습니다..

남자와 결혼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에
제 결혼은 참 많이 늦어졌습니다..

남편집은 우리친정과는
분위기가 너무 다릅니다..

시부모님은 자식들 앞에서는
큰소리 내고 싸워 본 적이 단 한번도 없다십니다

친정 부모님이랑 시부모님
아버님끼리 어머님끼리 나이가 똑같습니다..
자식도 똑같이 사남매인데 나잇대가 비슷합니다..

친정엄마랑 시어머니랑 자라온 환경도
참 많이 비슷하십니다..
그런데..
무엇이 이토록 다른 가정을 만들어냈을까..
늘생각합니다..

여자는 남편의 사랑을 받아야 한다고..
남편 사랑 받으면서 사는 여자는
절대 독해 지지 않는다는 것을..

온유한 남편.. 다정한 남편..신뢰감 있는남편..
그 한가지가 결정적인 차이라는것을 ..

시아버님이랑 똑 같은 남편을 보면서
더도 덜도 말고 늙어서
시부모님 처럼만 살자고 늘 얘기합니다..
....
술마시고 어눌한 목소리로 전화한 친정아버지..
짜증부터 확 치밀어 오릅니다..

도대체 두분을 어찌해야할지..